공진단은 임상시험을 거친 처방인가요
공진단은 한약 처방 가운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 위약대조 임상시험이 이루어진 몇 안 되는 처방입니다. 국내 학술지에도 연구가 쌓여 있습니다.
공진단은 이름이 널리 알려진 만큼 오해도 많습니다. 비싼 보약, 기분으로 먹는 약이라는 인식입니다.
실제로는 다릅니다. 공진단은 한약 처방 가운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 위약대조 임상시험이 이루어진, 몇 안 되는 처방입니다. 그것도 한 건이 아니고, 국내 학술지에도 연구가 따로 쌓여 있습니다. 그 연구들이 무엇을 보고했는지 그대로 옮겨 둡니다.
위약을 두고 비교한 시험
첫째, 만성 피로를 겪는 성인 90명을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 위약대조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입니다. 공진단군·쌍화탕군·대조군에 1:1:1로 나누어 배정했고, 하루 한 환씩 4주간 복용했습니다. 국제 학술지에 실렸습니다.1
공진단군에서는 삶의 질 척도(SF-36)의 사회적 기능 점수가 4주째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개선되었습니다(p<0.05).1 피로가 사람을 가장 크게 무너뜨리는 자리가 남들과 어울리는 힘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눈여겨볼 지점입니다.
둘째, 수면이 부족한 상태의 건강한 성인 남성 23명을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 위약대조 교차설계 시험입니다. 교차설계는 같은 사람이 실약과 위약을 모두 경험하게 하는 방식으로, 개인차를 없애 효과를 정밀하게 재는 설계입니다.2
여기서 활성산소종(ROS) 지표가 위약 대비 유의하게 감소했고(p=0.01), 잠들기 항목도 유의하게 좋아졌습니다(p=0.02).2 활성산소는 몸이 무리했을 때 쌓이는 산화 스트레스의 지표입니다.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 그 부담이 실제로 줄었다는 뜻입니다.
국내 학술지의 임상 연구
셋째, 심한 통증이나 저림(통증 점수 7점 이상)으로 내원한 34명의 기록을 모아 공진단 계열 처방(양의공진단) 복용 전후를 살핀 국내 연구입니다.3
복용 전후 통증 점수
위약 대비 감소
중대한 이상반응
통증 점수가 평균 8.04에서 3.75로 낮아졌습니다. 암과 무관한 만성 통증만 따로 본 17명에서도 7.91에서 3.29로 같은 방향이었습니다.3
넷째, 경도 알츠하이머형 치매 33명이 100일간 복용한 뒤 인지기능 척도(K-DRS)를 다시 잰 국내 연구입니다. 복용 전후 점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달라졌습니다.4
안전성도 함께 확인되었습니다. 4주 복용을 관찰한 임상시험에서 중대한 이상반응이 보고되지 않았고, 혈액검사 수치도 정상 범위를 유지했습니다.1 오래 써 온 처방이라는 경험에 더해, 현대적 안전성 평가를 통과했다는 뜻입니다.
실험 연구가 가리키는 방향
사람 대상 연구와 별개로, 공진단이 몸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살핀 실험 연구가 국내에 두껍게 쌓여 있습니다.
- 간 — 급성 알코올 간손상 모델에서 간 보호 작용이 관찰되었고, 간질환에 쓰이는 실리마린과 나란히 놓고 비교했습니다.5
- 기억과 불안 — 기억·인지기능 개선과 항불안 작용을 살핀 연구가 있습니다.6
- 그 밖에 항산화·항염·뇌허혈 보호·면역 조절을 다룬 연구들이 이어져 왔습니다.
처방할 것이 마땅치 않은 자리
검사에서 원인이 나오지 않는 피로는 진료실에서 늘 마주치는 자리입니다. 어디가 고장 났다고 짚어 주지 못하니, 딱히 내밀 것이 마땅치 않은 구간이기도 합니다.
공진단은 그 자리에서 오래 써 온 처방이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위약대조 시험이 이루어진 몇 안 되는 한약입니다. 《동의보감》에 오른 처방이 현대적 임상시험의 문법 위에 올라온 셈입니다.
연구와 진료 사이
다만 연구와 진료가 같은 것은 아닙니다. 임상시험은 정해진 용량을 정해진 기간 동안 똑같이 복용하게 하고 평균을 재지만, 진료실에서는 같은 피로라도 원인이 다르면 다른 약을 씁니다. 기운이 빠져서 오는 피로와 열이 뜨면서 오는 피로는 접근이 다릅니다.
사향·녹용·당귀·산수유를 꿀로 반죽해 환으로 빚고 금박을 입히는 원방 구성을 지킵니다. 위장이 약한 분, 고령인 분, 다른 약을 함께 드시는 분은 알려 주세요 — 구성과 복용 방식을 조절합니다. 임신 중에는 복용하지 않습니다.
참고문헌
- 1만성 피로 성인 90명 대상 이중맹검 위약대조 무작위배정 임상시험 (공진단·쌍화탕·대조 1:1:1 배정 — 공진단군 30명, 1일 1환 4주 복용. 공진단군에서 SF-36 사회적 기능 점수가 4주째 대조군 대비 유의하게 개선, p<0.05. 안전성 평가에서 중대한 이상반응 없음). Integrative Medicine Research 2024;13(1):101025. PMID 39669697 — 2025년 정정문에서 쌍화탕 관련 2차 지표 해석이 수정되었습니다(Integrative Medicine Research 2025;14(4):101175. PMID 40949767).
- 2수면이 부족한 상태의 건강한 성인 남성 23명 대상 이중맹검 위약대조 교차설계 임상시험 (활성산소종 지표에서 위약 대비 유의한 감소, p=0.01. 잠들기 항목 p=0.02). Frontiers in Pharmacology 2018;9:479. PMID 29867485
- 3이동혁, 이영은, 이보윤 외. Analgesic Effect of a Traditional Korean Medicine Yang Eui Gongjin-dan on Severe Pain: A Retrospective Study (통증 점수 7점 이상 34명, 복용 전후 8.04±1.08 → 3.75±2.54. 암과 무관한 만성 통증 17명은 7.91±0.97 → 3.29±2.29). 대한한방내과학회지 2015;36(3):265-275.
- 4장하정, 성우용, 이승현 외. 공진단(供辰丹)이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 (경도 알츠하이머형 치매 33명, 100일 복용 전후 K-DRS 비교, t=9.907). 동의신경정신과학회지 2004;15(2):141-148.
- 5Han MG, Kim KS, Joo JH 외. Favorable Hepatoprotective Effects of Gongjin-dan on the Acute Ethanol-induced Liver Damaged C57BL/6 Mice (급성 에탄올 간손상 동물 모델, 실리마린과 비교). 동의생리병리학회지 2016;30(4):279.
- 6최철홍, 김수현, 정대규. 공진단(拱辰丹)과 영신초·원지·석창포 혼합제제의 기억력과 인지기능 개선 및 항불안에 관한 연구 (동물 실험). 동의신경정신과학회지 2011;22(2):85-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