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는 정상인데 더부룩합니다. 한약 연구가 있나요
내시경도 피검사도 정상인데 속이 더부룩합니다. 이 자리를 두고 일본 56개 병원이 참여한 이중맹검 위약대조시험이 나와 있고, 그 시험은 속과 마음이 함께 좋아졌다고 보고했습니다.
내시경도 했고 피검사도 했는데 "이상 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속이 더부룩하고, 조금만 먹어도 얹히고, 먹는 양이 줄어듭니다.
검사로 잡히지 않는 이 자리를 두고 어떤 연구가 나와 있는지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아 정리해 둡니다. 저희가 수행한 연구는 아니고, 국제 학술지에 실린 문헌을 읽고 옮긴 것입니다.
위약 효과를 최대한 덜어 내려고 설계된 시험
기능성 소화불량(functional dyspepsia)에 쓰는 한약 처방에 대해서는 다기관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대조시험이 두 건 나와 있습니다.
일본 56개 병원이 참여한 DREAM 연구는 로마 III 진단기준을 충족한 환자를 대상으로, 먼저 2주간 단일맹검 위약 기간을 두어 위약에 반응하는 사람을 걸러 낸 뒤 남은 환자만 무작위 배정했습니다.1 소화기 증상은 "약을 먹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곧잘 좋아지기 때문에, 그 몫을 미리 덜어 내고 약의 힘만 재려는 설계입니다. 앞선 다기관 연구도 같은 이중맹검·위약대조 형식입니다.2
속만 좋아진 게 아니었다
보고된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위약보다 소화기 증상을 더 개선했습니다. 둘째, 그리고 이것이 이 연구에 DREAM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인데, 소화기 증상과 함께 그에 동반된 불안 지표가 같이 개선되었습니다.1
참여 병원 수
사전 위약 기간
다기관 시험 건수
이 지점이 중요합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위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긴장·스트레스와 맞물려 돌아가는 증상입니다. 위장약은 위장만 겨냥합니다. 한약은 그 맞물림을 함께 다루고, 이 연구가 그것을 수치로 보여 주었습니다.
검사가 못 잡는 자리를 봐 온 의학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말은 병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그 검사로는 안 잡힌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현대의학의 치료는 검사로 잡힌 것을 겨냥해 설계됩니다. 잡히지 않은 증상은 갈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한의학은 처음부터 그 자리를 봐 온 의학입니다. 같은 더부룩함이라도 몸이 찬 사람과 열이 얽힌 사람에게 다른 약을 씁니다. 검사 수치가 아니라 몸 전체의 상태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접근이 위약을 걸러 낸 이중맹검 시험에서 속과 마음을 함께 움직였습니다.
연구와 진료 사이
다만 연구와 진료가 같은 것은 아닙니다. 임상시험은 처방 하나를 고정해 여러 사람에게 똑같이 쓰고 평균을 잽니다. 진료실에서는 같은 더부룩함이라도 속이 찬 분과 열이 얽힌 분에게 다른 약이 나갑니다.
문헌이 보여 준 것은 그 처방의 힘이고, 그 힘을 누구에게 쓸지를 가리는 것이 진찰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진찰 없이 한약을 내지 않고, 복용 중 반응을 살펴 다음 처방에 반영합니다.
참고문헌
- 1Tominaga K, Sakata Y, Kusunoki H, et al. Rikkunshito simultaneously improves dyspepsia correlated with anxiety in patients with functional dyspepsia: a randomized clinical trial (the DREAM study). Neurogastroenterology & Motility 2018;30(7):e13319. DOI 10.1111/nmo.13319
- 2Suzuki H, Matsuzaki J, Fukushima Y, et al. Randomized clinical trial: rikkunshito in the treatment of functional dyspepsia — a multicenter, double-blind, randomized, placebo-controlled study. Neurogastroenterology & Motility 2014;26(7):950-961. PMID 2476629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