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은 봄가을에 먹어야 하나요
정해진 계절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계절이 아니라 몸이 때를 정합니다 — 기운·회복·환절기·수면 가운데 걸리는 것이 있을 때가 그때입니다.
> "보약은 봄가을에 먹는 거라던데, 지금 먹어도 되나요?"
정해진 계절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봄가을에 챙기시는 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관습이지 조건이 아닙니다.
화분에 물을 주는 때가 달력이 아니라 흙이 말랐을 때인 것처럼, 보약도 계절이 아니라 몸이 때를 정합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
진료실에서 보약 상담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대개 이 넷 가운데 하나입니다.
- 기운 —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오후가 되면 급격히 처진다
- 회복 — 크게 앓거나 수술을 하고 난 뒤 예전 컨디션이 돌아오지 않는다
- 환절기 — 철이 바뀔 때마다 어김없이 한 번씩 앓고 지나간다
- 수면 — 잠은 자는데 잔 것 같지 않고, 자주 깬다
이 가운데 이어지는 것이 있다면 그때가 몸이 보내는 때입니다. 계절과 겹치면 겹치는 대로, 아니면 아닌 대로 보면 됩니다.
반대로 말하면, 신호가 없는데 계절만 보고 드실 이유도 없습니다. 보약은 비어 있는 것을 채우는 약이라, 비어 있지 않으면 채울 것이 없습니다. 무엇이 비어 있는지를 가리는 것이 진찰입니다.
그래도 시기를 고른다면
시기를 고를 수 있는 상황이라면 몇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환절기와 겨울 초입에 미리 챙기시는 분이 많습니다. 앓고 난 뒤에 회복하기보다 앓기 전에 바탕을 받쳐 두는 편이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수험생은 시험에서 한 달 이상 여유를 두고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몸이 약을 받아들이고 그 변화가 자리 잡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시험이 코앞일 때 시작하면 바뀌는 과정 자체가 부담이 됩니다.
큰일을 앞두고 있다면 그 앞이 좋습니다. 이사, 출산, 긴 출장처럼 몸을 많이 쓸 일이 예정돼 있을 때입니다.
먹으면 살이 찌거나 열이 오르지 않나요
보약은 살을 찌우는 약이 아니라 비어 있는 것을 채우는 약입니다. 몸에 열이 많은 분께는 그에 맞는 구성으로 조절합니다.
같은 "기운이 없다"도 채워야 할 것이 기(氣)인 분과 혈(血)인 분이 다르고, 열이 얽혀 있는 분과 몸이 찬 분이 다릅니다. 그래서 진찰이 먼저입니다.
계절은 핑계가 되기도 합니다
"봄가을에 먹는 것"이라는 말은 편리한 규칙이지만, 그 규칙 때문에 지금 힘든 몸을 반년 미루는 일이 생깁니다.
지금 처져 있다면 지금이 그때입니다. 계절은 참고 사항일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