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처방이 위약대조시험을 거치면 — 공진단
공진단은 한약 처방 가운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 위약대조 임상시험이 이루어진 몇 안 되는 처방입니다. 그것도 한 건이 아니라 여러 건입니다.
공진단은 이름이 널리 알려진 만큼 오해도 많습니다. 비싼 보약, 기분으로 먹는 약이라는 인식입니다.
실제로는 다릅니다. 공진단은 한약 처방 가운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 위약대조 임상시험이 이루어진, 몇 안 되는 처방입니다. 그것도 한 건이 아니라 여러 건입니다. 그 시험들이 무엇을 보고했는지 그대로 옮겨 둡니다.
세 갈래의 임상 연구
첫째, 만성 피로를 겪는 성인 90명을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 위약대조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입니다. 하루 한 환씩 4주간 복용했고, 국제 학술지에 실렸습니다.1
둘째, 수면이 부족한 상태의 건강한 성인 남성 23명을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 위약대조 교차설계 시험입니다. 교차설계는 같은 사람이 실약과 위약을 모두 경험하게 하는 방식으로, 개인차를 없애 효과를 정밀하게 재는 설계입니다.2
셋째, 경도 인지장애가 있는 33명을 대상으로 100일 복용 전후를 비교한 국내 임상 연구입니다.3
잠이 부족한 몸에서 산화 부담이 줄었다
수면 부족 상태를 다룬 교차설계 시험에서 활성산소종(ROS) 지표가 위약 대비 유의하게 감소했습니다(p=0.01).2 활성산소는 몸이 무리했을 때 쌓이는 산화 스트레스의 지표입니다.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 그 부담이 실제로 줄었다는 뜻입니다.
시험 참여자
위약 대비 감소
중대한 이상반응
인지기능을 관찰한 연구에서는 100일 복용 후 인지기능 점수가 상승했습니다.3
안전성도 함께 확인되었습니다. 4주 복용을 관찰한 임상시험에서 중대한 이상반응이 보고되지 않았고, 혈액검사 수치도 정상 범위를 유지했습니다.1 오래 써 온 처방이라는 경험에 더해, 현대적 안전성 평가를 통과했다는 뜻입니다.
영양제가 메우고 있는 자리
피로에는 약이 없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검사에서 원인이 안 나오는 피로에는 처방할 것이 없습니다. 비타민과 영양제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지만, 그 대부분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위약대조 시험을 거치지 않았습니다.
공진단은 거쳤습니다. 만성 피로 환자 90명 위약대조 시험, 수면 부족 상태 교차설계 시험, 그리고 4주 안전성 평가까지. 《동의보감》에 오른 처방이 현대적 임상시험의 문법으로도 검증된 셈입니다.
연구와 진료 사이
다만 연구와 진료가 같은 것은 아닙니다. 임상시험은 정해진 용량을 정해진 기간 동안 똑같이 복용하게 하고 평균을 재지만, 진료실에서는 같은 피로라도 원인이 다르면 다른 약을 씁니다. 기운이 빠져서 오는 피로와 열이 뜨면서 오는 피로는 접근이 다릅니다.
사향·녹용·당귀·산수유를 꿀로 반죽해 환으로 빚고 금박을 입히는 원방 구성을 지킵니다. 위장이 약한 분, 고령인 분, 다른 약을 함께 드시는 분은 알려 주세요 — 구성과 복용 방식을 조절합니다. 임신 중에는 복용하지 않습니다.
참고문헌
- 1만성 피로 성인 90명 대상 이중맹검 위약대조 무작위배정 임상시험 (1일 1환 4주 복용, 안전성 평가에서 중대한 이상반응 없음). Integrative Medicine Research 2024;13(1):101025. PMID 39669697
- 2수면이 부족한 상태의 건강한 성인 남성 23명 대상 이중맹검 위약대조 교차설계 임상시험 (활성산소종 지표에서 위약 대비 유의한 감소, p=0.01). Frontiers in Pharmacology 2018;9:479. PMID 29867485
- 3경도 인지장애 33명 대상 100일 복용 전후 비교 연구 (인지기능 점수 상승).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지 2004;15(2)


